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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AI 3대 강국" 가능성 분석 : 현실적 전망과 전략적 과제

행복도서관 2025. 6. 8. 02:55

들어가며 : 한국 AI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

 

2025년 6월, 새롭게 출범한 현 정부는 AI를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규정하며, 한국을 미국·중국에 이은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100조 원 상당의 재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정부 중 가장 공격적인 AI 투자 계획으로 평가되며, 한국의 AI 경쟁력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이 정말로 AI 3대 강국에 진입할 수 있을까? 항상 궁금했다. 전 정부에서도 현 정부에서도 목표로 했으니까 말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재 한국의 AI 경쟁력 수준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주요 경쟁국과의 격차를 분석해야 한다.

본 글에서는 데이터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한국의 AI 강국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해보고자 한다.  

현재 한국의 AI 경쟁력 수준

글로벌 순위로 본 한국의 위치

한국경제인협회가 영국의 데이터분석 미디어인 Tortoise Intelligence의 '글로벌 AI 지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AI 산업 수준은 62개국 중 종합순위 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지만, 여전히 미국, 중국과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순위가 문제가 아니고 이들 두 나라와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국내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기술력을 평균 6.7점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AI 선진국 경쟁력을 10점으로 가정했을 경우 다소 냉정한 결과다. 이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으나 최고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참고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AI 민간투자 수준은 세계 3위가 아닌 세계 11위에 머물고 있다. 

국내 AI 생태계 현황

한국의 AI 생태계는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내 AI 모델들은 네이버(3개), 삼성(3개), LG(2개), KT(1개), 엔씨소프트(1개), 코난테크놀로지(1개)가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의 AI 개발이 주로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기업 중심 구조는 안정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의 부족이라는 한계도 드러낸다.

주요 경쟁국과의 비교 분석

미국 : 압도적 기술 리더십

미국은 현재 글로벌 AI 산업의 절대적 선도국이다. OpenAI, Google DeepMind, Microsoft 등 세계 최고 수준의 AI 기업들이 모두 미국에 집중되어 있으며, 스탠퍼드, MIT 등 명문 대학과 민간기업 간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했다.

특히 GPT-4, Claude 등 초거대 언어모델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한국이 넘어서기 어려운 기술 격차를 의미한다.

중국 :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

중국은 막대한 정부 투자를 바탕으로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AI 핵심 기업들을 육성하고 있다.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규제 장벽을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AI 개발에서 강점을 보인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AI 윤리 및 국방 AI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종합적인 AI 역량에서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연합 : 규제 중심의 접근

EU는 기술 개발보다는 AI 윤리와 신뢰성에 중점을 둔 규제 기반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이 AI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파편화된 경향을 보이며, 기술력 면에서는 한국과의 경쟁 우위가 명확하지 않다.

 

한국의 강점과 경쟁력

반도체 인프라의 우위

한국의 가장 큰 강점은 AI 반도체 기술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AI 컴퓨팅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제공한다.

특히 AI 전용 칩(NPU) 개발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에서의 경쟁력은 향후 AI 하드웨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한국의 우수한 통신 인프라는 AI 서비스 배포와 데이터 전송에 있어 상당한 이점을 제공한다. 5G 네트워크 상용화와 광섬유 인터넷 보급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시간 AI 서비스 구현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정부 지원 체계

역대 정부가 지속적으로 AI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투자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2019년 'AI 국가전략', 윤석열 정부의 2023년 '초거대 AI 국가전략'에 이어, 이재명 정부는 AI 분야에 100조원을 투자하고, AI 산업 진흥을 위한 각종 규제 개혁과 특례 제도 도입 등을 약속했다.

 

한국이 직면한 주요 과제

인재 부족 문제

한국 AI 산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세계 수준의 AI 전문 인재 부족이다.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AI 분야 박사급 인력과 연구자 수가 현저히 부족하며, 이는 장기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데이터 활용 제약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인한 대규모 데이터 활용의 제약도 중요한 문제다. 중국과 같은 대규모 데이터 기반 AI 학습에 한계가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초거대 AI 독자 개발 한계

현재 한국은 GPT-4 수준의 초거대 언어모델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AI 생태계의 핵심 기술에서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 정부의 AI 100조 투자 계획

 

투자 규모와 방향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AI 투자 예산 100조 원 이상 편성계획에는 △국가 AI 데이터 집적 클러스터 조성 △GPU 5만 개 이상 확보를 포함한 AI 관련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기대 효과와 우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한국의 AI 인프라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효율적인 자원 배분과 실질적 성과 창출이 관건이 될 것이다.

 

현실적 전망 : AI 3대 강국 가능성

 

단기적 전망 (1-3년)

단기적으로는 AI 응용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의료, 금융 등 특정 산업 분야의 AI 솔루션에서는 경쟁 우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반도체 중심의 AI 하드웨어 경쟁에서는 현재의 유리한 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 전망 (5-10년)

중장기적으로 진정한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1. 초거대 AI 독자 개발 능력 확보
  2. 세계 수준의 AI 인재 확보 및 양성
  3. 데이터 인프라 및 활용 환경 개선
  4. 글로벌 AI 생태계와의 적극적 협력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미국, 중국과 대등한 수준까지는 어렵더라도, 특정 분야에서 'Top 3' 진입은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전략적 제언

선택과 집중 전략

전면적인 'AI 종합 강국'보다는 한국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반도체 기반 AI 하드웨어, 산업융합 AI, K-콘텐츠와 결합된 AI 서비스 등이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글로벌 협력 강화

폐쇄적인 독자 개발보다는 글로벌 AI 생태계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 격차를 단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평가할 수 있다.

규제 혁신과 인재 양성

AI 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개선과 동시에 체계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해외 인재 유치와 국내 인재의 해외 유출 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결론 : 조건부 가능성

 

한국이 AI 3대 강국에 진입할 가능성은 조건부로 존재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전면적인 AI 종합 강국으로서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특정 분야에서의 'AI 특화 강국'으로서 세계 3위권 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 정부의 100조 원 투자가 단순한 물량 투입이 아닌, 전략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인재 유치, 규제 혁신, 글로벌 협력이라는 3대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다면, 한국은 충분히 AI 강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목표 설정과 지속적인 투자, 그리고 무엇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일관된 정책 추진이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지금이 바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